인간은 편측 동물이기에 좌/우 불균형을 완전히 막는다는 것, 교정한다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그러나 과도한 치우침은 특정 조직에 과부하를 발생시키고 이것은 다시 통증이나 조직 손상(염증, 파열)을 일으킨다. 신체에 통증이나 손상이 발생하면 해당 통증과 손상을 피하기 위해 올바른 역학적 움직임이 훼손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목과 어깨에서 발생하는 통증의 대부분은 목/어깨 그 자체의 문제보다 골반과 척추에서 시작된 틀어짐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여전히 많은 병원과 재활치료실에서 목과 어깨 통증에 대한 처치로 국소적인 접근 방식(예컨대 염증을 완화하는 치료나 근막 이완, 회전근개/전거근 운동과 같은 것들)을 선택하고 있다. 부끄럽지만 나 또한 한때 그러한 좁은 시각으로 운동과 교정에 대해 접근했었고 결과는 참패였다. 고객들은 개선되지 않았고 불편감은 지속되었다.
우리 몸에 나타나는 신체적 불균형이나 틀어짐, 통증이나 손상은 '결과'이다. 예를 들어 본인 왼쪽 어깨가 익상견이라면 익상견 그 자체는 문제가 아니라 결과이다. 현재 당신의 몸은 익상견을 취해야 할 수밖에 없는 신체 정렬을 가진 것이다.
이 글은 익상견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를 돕기 위한 것이지 처치를 위한 글이 아니다. 익상견을 제대로 처치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신체 평가를 통해 증거들을 수집해야 하고, 거기에 맞는 개개인별 운동 프로그램을 설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익상견에 대한 이해와 동시에 집/회사 근처 재활/교정 전문가를 고용하여 직접적인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빠르고 안전한 방법이라 할 수 있겠다.
익상견이란 무엇인가
날개뼈는 갈비뼈 위에 둥둥 떠있는 상태로, 크고 다양한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어떻게 보면 인간의 관절처럼 움직이지만 일반적인 관절들이 갖는 구조물(관절낭, 인대 구조물, 활액낭 등)이 전혀 없기 때문에 갈비뼈와 날개뼈가 만들어내는 관절(ST joint)은 가상의 관절로 불린다.
정상적인 날개뼈는 안정 시 도드라지지 않고 약속된 장소(흉추 2번 높이, 척추로부터 약 10cm 떨어진)에 편평하게 놓여있어야 한다. 하지만 다양한 원인에 의해 한쪽 근육이 짧아지거나 우세해지면 날개뼈는 해당 방향으로 치우쳐지면서 천사 날개처럼 도드라지게 된다.
이것을 익상견(Scapula winging)이라 부른다.
익상견에 대한 일반적인 접근 방식
익상견을 검색하면 필히 따라오는 검색어는 '전거근(serratus anterior)'일 것이다. 전거근은 다양한 움직임을 일으킬 수 있지만 첫째로 날개뼈를 흉곽 벽에 단단히 고정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기존 전통적인 재활 프로토콜에서는 '어떠한 이유' 때문에 전거근에 약화가 발생했고 → 그 결과 전거근이 날개뼈를 흉곽 벽에 단단히 고정시켜주지 못해 익상견이 생긴 것이라고 판단한다. 그래서 전거근을 강화하면 다시 익상견이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라 말한다.
하지만 내 생각엔 그 '어떠한 이유'를 해결하지 않으면 전거근은 지속적으로 약화될 것이다. 왜냐하면 그 원인이 전거근을 약화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근육 연구소》가 말하는 익상견
이**님은 좌측 목과 날개죽지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불편감 때문에 《근육 연구소》를 방문해 주셨다. 고객님은 또한 장거리 달리기 시 왼쪽 무릎에서 나타나는 반복적인 통증 또한 호소하고 있었다. 도수치료를 받아보았지만 차도가 없었다.
양 팔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리는 과정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다시 차렷 자세로 돌아오는 과정(어깨 관절의 신전)에서 왼쪽 날개뼈 익상이 발견되었다. 일단 익상견이 발생하면 날개뼈는 몸통 아래에서 어깨 위쪽으로 받쳐주는 힘이 아니라 목을 축으로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형태를 취하기 때문에 아무리 근막 이완을 성실히 하더라도 목과 날개죽지에서 발생하는 경직은 무한히 반복된다.
안정 시 좌측 골반이 위로 올라가 있는데, 위로 올라간 골반은 전방으로의 회전을 동반하게 된다. 골반의 불균형으로 인해 체간의 중심축은 시계 방향으로 기울게 되었고 → 그 결과 왼쪽 어깨는 으쓱 위로 올라가게 된다.
이때 우리 몸의 반응은 위/앞으로 튀어나간 골반을 제자리에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위쪽으로 올라간 날개뼈를 그저 아래쪽으로 끌고 내려오는 방법을 선택한다. 위로 올라간 날개뼈를 아래로 끌어내리는 작업, 정확히는 회전축 변화에 의해 올라간 날개뼈를 다시 하방 회전시키는 방식으로 어깨 높낮이를 맞추려고 하기 때문에 날개뼈를 하방 회전시키는 근육들(견갑거근/능형근/소흉근)은 엄청나게 경직되기 시작한다.
이 근육들이 경직되었을 때
정확히 목과 날개 죽지에 불편감을 일으키게 된다.
그래서 반복적인 근막 이완, 마사지만으로는 24시간 경직되는 저 근육들을 이길 수가 없는 것이다. 근본적인 원인이 골반 불균형에 있기 때문에 국소적인 전거근 강화 운동을 해도 차도가 없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멀쩡한 왼쪽 어깨는 뜬금없이 하방 회전을 강요받게 되었고, 정상적인 위치보다 날개뼈가 하방 회전되었기 때문에 날개뼈 안쪽(내측연)이 붕 뜰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 가지 더 첨언을 해보자면, 달리기를 취미로 하고 있는 이**님이 겪고 있는 왼쪽 무릎 통증 또한 일맥 상통한다는 것이다. 중둔근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이미 왼발을 꺼내 다음 걸음으로 넘어가는 과정 (왼발 기준의 흔듦기)에서 왼쪽 골반이 또다시 위로 튀어 오르게 되고, 고관절은 필히 내회전을 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 대퇴근막장근/대퇴직근이 주요 고관절 굴곡근이 되면서 IT band의 경직을 가져온다. (허벅지 외측 근막이 경직되는 X 다리 형태)
· 공중에 떠 있던 왼 발이 흔듦기를 지나 디딤기로 돌아올 때 바닥으로부터 전달되는 충격이 무릎에 직격으로 꽂히게 된다.
골반의 좌/우 틀어짐이 목과 어깨는 물론 무릎 건강까지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익상견에 대한 근본적인 처치 방법
때문에 익상견, 그리고 목과 어깨에서 나타나는 반복적인 경직을 처치하기 위해서는 국소 부위에 대한 이완이나 강화가 아니라
· 다양한 테스트를 통해 골반의 정렬 상태를 점검하고
· 기능 부전이 의심되는 근육들을 다시 개별 테스트하여 2차 확인을 한다.
· 기능 부전이 확실시되면 해당 근육의 쓰임새와 사용 방법을 교육하고
· 그것을 다양한 패턴(밀기/당기기/앉고 일어서기/걷기 등)에 적용하는 것
이 필요하다.
익상견 때문에 고통 받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아예 게시판을 분리(네이버 블로그)하였다. 해당 게시판에는 익상견에 대한 다양한 국내외 자료를 요약함과 함께 《근육 연구소》 개인의 분석까지 게시될 것이다.
비루한 나의 글이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영감과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나는 만족한다.
근육 연구소 유튜브 : https://www.youtube.com/user/1GGD1/featured
근육 연구소 블로그 : https://blog.naver.com/stinvvv
근육 연구소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muscle.lab.9609/
근육 연구소 개인레슨/세미나 문의 : http://pf.kakao.com/_VGxjxmxj/ch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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