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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 연구소/근육 연구소 칼럼

인간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은

by 「근육 연구소」 2022. 7.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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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예측력"이라고 생각한다. 예측력은 말 그대로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를 본인이 가진 지식과 경험, 통계를 통해 미리 그려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동물들도 본인들의 DNA 깊숙이 조상들의 희생으로 얻은 지식들과 후천적으로 얻은 경험을 통해 어느 정도 예측력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예측력"은 우리 생명 보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들, 이를테면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면 위험하다' '민물이나 강물을 함부로 마시면 안 된다'와 같이 예측을 통해 우리의 건강과 안녕을 보전할 수 있다.

허나 이것은 큰 장점이자 동시에 단점이 되는 이유는 바로 '실행력'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예측을 하기 위해서는 본인이 가진 자원(resource)를 총동원해 머릿속에서 시뮬레이션을 돌려야 한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게 되고 (머릿속에서) 결과를 도출하여 최적의, 최고 효율의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여기까지는 '이게 어떻게 단점이지..?'라고 생각할 수 있겠으나 현실은 이와 같지 않기 때문이다.

일단 시뮬레이션을 돌리는 동안 시간이 계속 흐른다. 그리고 예측이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면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그 예측은 어디까지나 '예측'이지 정답은 아니다. 물론 우리의 지식과 경험을 통해 높은 확률로 정확히 예측할 수도 있지만, 고려해야 할 요인이 많은 일일수록 예측의 정확도는 급격히 떨어진다. (ex 설탕을 많이 먹으면 건강에 해롭다 → 예측하기 쉬움, 러-우 전쟁이 언제 끝날까? → 예측하기 어려움)

굳이 미래를 예견하는 것과 같은 거대한 일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서조차 예측력은 발목을 잡는다. 해야 할 업무 혹은 공부가 있는데, 그것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예측력을 발휘하게 되면

  • 그동안 계속 시간이 흐른다
  • 예측을 하는 동안 실제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 예측은 언제 끝날지 모르며, 끝난다고 해서 바로 행동으로 옮길지도 미지수이다.

 

결과적으로 '효율을 위한 비효율'이 발생한다. 내가 얼마 안 되는 인생을 살아오면서 가장 뼈저리게 느낀 것이 있다면 바로 이것이다.

 

 

효율은 비효율을 만든다.

 

 효율을 고민할 시간에 우선 행동하기 부딪히는 게 가장 중요하다. 머릿속에서 고민하는 사이 애꿎은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행동하고자 하는 의지도 점점 줄어든다.

나도 예전에는 어떤 프로젝트에 앞서 어떻게 접근해야 효율적일지 계속해서 고민하고, 그 결과에 대해 예측하려 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니 정작 펜이나 책, 키보드를 두드리기까지 불필요한 시간을 너무 많이 할애했다. 그래서 지금은 그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는다. 특정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면 해야 할 일의 목록을 만들고 일단 한다. 동선의 효율이나 시간의 효율 등은 고려하지 않는다. 직접 해보니 일단 첫 삽이라도 떠야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하고, 동선이나 시간 등의 세부적 요인은 점차 날카롭게 다듬어져 스스로 효율을 찾는다.

어떻게 보면 결국 이 '예측'이라는 것은 우리의 건강과 생명의 안전을 지켜주는 한편, 게으름을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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