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를 먹었는지, 아니면 냉방병인지 의욕도 사라지고 머리도 안 돌아간다. 몇 번이나 '글쓰기'버튼을 눌러보고, 책을 펴보기도 하고, 카메라를 켜봐도 마땅한 아이디어도, 동기부여도 없었다.
그래서 지난 일주일은 거의 폐인처럼 아무것도 안했다.
그렇게 멍하니 시간을 죽여도 집 나간 컨디션은 돌아올 생각을 안 했다. 원인이 뭘까..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머릿속에서 그려지는 그림이나 계획은 너무 창대하고 완벽하다. 그걸 이제 현실에서 구현하려니 몸이 경직돼 움직이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 욕심과 부담감을 버리고, 수박 몇 조각 집어 먹은 뒤 머릿속에 있는 내용들을 대충 휘갈겨 써보기로 했다.
몸통을 강화하기 위한 운동들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크게 '당기기 코어'와 '미는 코어' 정도로 나눌 수 있다. 굳이 이렇게 나누는 이유는 그 둘이 힘쓰는 방법이 정반대여서이다.
'당기는 코어' 운동으로는 대표적으로 행잉 레그 레이즈가 있다.
힘이 작용하는 방향을 대충 시각화하면 위와 같다. 손과 발이 신체 중심부로 모이면서 힘을 쓰는 형태이다. 이 경우 어깨 관절과 고관절의 내회전이 일어나면서 힘을 쓰게 된다.
꼭 무언가 잡거나 매달려야만 '당기는 코어'운동이 아니고 윗몸일으키기나 누워서 하는 복근 운동들도 전부 당기는 코어다. 같은 말로 다들 내회전을 사용하는 운동들이다.
그럼 당기는 코어는 어디에 사용하느냐? 내회전으로 힘을 써야 하는 종목에서..
배구, 배드민턴, 테니스, 야구, 복싱, 육상 등.. 일상생활에서는? 운전, 컴퓨터, 걷기, 달리기 등등
반대로 미는 코어 운동은 대표적으로 "플랭크"가 있다.
힘쓰는 방향을 대충 시각화하면 위와 같다. 당기는 코어의 특징은 내회전 + 체간으로 향하는 힘의 방향인데 반대로 '미는 코어'는 어깨 관절/고관절의 외회전 + 외부로 향하는 힘의 방향이다.
플랭크 말고도 버드독이나 마운틴 클라이밍 등 바닥을 보고 실시하는 모든 코어 운동은 '미는 코어'운동이 된다.
다만 한 가지 예외가 있다.. 바로 abs rolling..
얘는 바닥을 보고 실시하는데 힘 쓰는 방법은 '당기는 코어'와 똑같다.
다시 돌아와서,, 미는 코어는 어디에 쓰는가?
체조(마루), 라켓 스포츠의 백핸드, 복싱의 어퍼컷, 높이 뛰기 등이 있다. 일상생활에서는? 계단 오르기, 계단 내려가기, 문 열기 등..
당기는 코어가 지나치게 강하면 체간이 단단해지는 대신 어깨와 고관절의 내회전이 우세하기 때문에 거북목, 날개뼈 전인, 흉추 후만, 일자허리, 골반의 후방 경사와 같은 부작용을 가져온다. 쉽게 이해하려면 '태아'를 떠올리자.
애기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는 공간이 한정적이라 최대한 웅크린 자세를 취한다. 즉 당기는 코어가 극대화된 상태이다. 성인이 되어서 나쁜 습관이나 잘못된 운동으로 당기는 코어가 우세하면 우측 사진처럼 자세가 매우 안 좋아진다.
반대로 미는 코어가 우세하면 위와 같은 불상사는 피할 수 있는데, 단점으로는 몸이 젬병이 된다. 왜냐하면
인간이 일상생활 혹은 스포츠 상황에서 힘을 쓸 때 가장 기본적인 패턴이 '당기기 코어' = 내회전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걷는 보행이나 물건 줍기, 던지기, 주먹 내지르기 등 원초적인 움직임은 전부 내회전, 즉 당기기 코어와 직결된다.
그래서 미는 코어에 익숙한 사람(ex 고립 운동을 즐겨하는 보디빌더)이 달리기를 하면 뒤뚱거리는 게 어깨와 고관절에서 내회전이 잘 일어나지 않아 체간이 회전하지 않기 때문이다.
달리기를 하는 동안 우리 몸은 팔과 몸통을 앞 뒤로 흔들면서 추진력을 얻음과 동시에 체간의 안정성을 확보하게 된다. (왜냐하면 한 발로 서 있게 돼서 밸런스가 무너지니까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그래서 당기는 코어가 강하면 신체 기본 패턴이 강해지고, 기본 패턴이 강하면 웬만한 스포츠 활동에 적응하기 쉽다. 반대로 미는 코어가 강하면 몸이 뻣뻣하고 파워 출력이 잘 안 나온다. (근육을 채찍처럼 못써서)
따라서 본인에게 필요한 코어는 무엇인지 한번 잘 생각해보고 약점을 보완하는 것이 좋겠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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