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돌이형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은 사람들의 관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소리 없이 발전해 오던 인공지능의 영역은 이제는 세상 밖으로 나와 굵직한 기업들의 지치지 않는 노동자로써 입지를 굳건히 다지고 있다.
인공지능과 관련된 심도 있는 공부를 하였거나 관련된 산업에서 종사하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나 같은) 일반인의 경우 '인공지능'을 떠 올렸을 때
영화 <아이로봇>이나 집채만 한 슈퍼컴퓨터를 떠 올리기 쉽다.
『인공지능 생존 수업』에서는 인공지능의 현 상황과 이것이 우리 미래에 어떻게 다가오는지, 언론과 머릿속의 상상으로 마주하는 인공지능이 아닌 그 실체를 쉽게 가르쳐준다.
대충 요약해보자면,
클릭률과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언론에서는 연일 자극적인 보도(우리의 일자리를 위협한다고)를 내놓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인공지능이 너무나 효율적인 나머지 실제로 위협받는 일자리도 있다. 때문에 저자는 우리가 그것을 잘 구분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의 인공지능은 정말 많은 데이터의 양을 소프트웨어를 통해 체계화하는데 가장 큰 강점이 있다. 예를 들어 인터넷 설치를 하려고 할 때 Q&A나 상담과 같은 일은 인공지능에게 매우 쉬운 일이다. 그러나 실제 고객의 집으로 찾아가 인터넷 혹은 IPTV를 설치하는 일은 인공지능이 대체하려면 아직도 매우 많은 시간이 걸린다.
결국 창의성과 융통성, 몸을 써야 하는 일의 경우 가까운 미래에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반대로 데이터를 다루는 일(대부분의 사무업무)은 비교적 인공지능에 의해 빠르게 사라질 수도 있다. 언론에서는 인공지능이 천하무적인 듯 보도하지만 섬세하고 물리적인 작업을 하기에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단순히 물리적인 제약을 넘어서 사회/경제적 측면에서 바라보면, 인공지능은 우선 매우 비싸다. 엄청난 개발비와 장비, 연구원들의 인건비 등등 규모가 큰 기업 정도가 되어야 구매/사용이 가능하다. 인공지능의 사양이나 그 용도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이지만 기상청에서 구입한 해담/해온 슈퍼컴퓨터의 경우 500억 원을 상회한다.
규모가 큰 기업에서는 인건비에 비해 > 인공지능이 훨씬 싸게 먹히기 때문에 앞으로 인공지능이 인력을 대체할 가능성이 크다. 인공지능은 데이터를 다루는 일에 있어서는 인간과 비교할 수없이 빠른 속도를 가지고 있으며 전기만 공급된다면 24시간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맥도날드 햄버거를 만드는 일은 비교적 저렴한 인건비를 통해 언제든 인력을 구할 수 있으며 그러한 복잡한 물리적인 일은 현재의 기술로 로봇/인공지능이 대체하기는 불가능하다.
결론적으로 인공지능은 자본의 힘을 가진 규모가 큰 기업에서부터, 그리고 데이터를 다루는 영역(업무)에서부터 인력을 대체하기 시작할 것이다. 때문에 본인이 현재 몸담고 있는 일이 인공지능의 강점과 대립하는 부분인지, 아니면 인공지능이 쉽사리 대체하기 어려운 부분인지 잘 살피고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에서 좋았던 점은 단순히 인공지능 관련 전문가로서 인공지능에 대한 정보를 나열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것들을 기반으로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가르쳐준다. 반복적이고 단순한 업무, 그리고 단순히 성실로써 승부하는 일은 인공지능을 뛰어넘기가 어렵다. (그들은 결코 지치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는 현재의 인공지능이 결코 닿을 수 없는 영역, 창의성을 가진 인재가 앞으로 살아남기 쉬울 것이라 말해준다.
한국의 경우 인공지능뿐만 아니라 4차 산업 혁명과 함께 급변하고 있는 세상과는 달리 여전히 옛날 방식의 교육을 고집하고 있다. 유명한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는 한국 교육이 미래에 필요하지 않을 지식과 존재하지 않을 직업을 위해 매일 15시간이나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때문에 사회나 학교에서 창의성을 교육해 줄 것이라는 기대는 접는 것이 낫다. 차라리 스스로 돌파구를 찾는 편이 훨씬 편하고 빠를 것이다.
창의성을 기르기 위한 교육은 스스로 질문과 문제를 만들고 거기에 대한 답변과 이해를 거치며 성장하는 것이며, 이를 긴 시간 지치지 않고 훈련하기 위해서는 '재미'라는 요소가 꼭 필요하다. 재미(즐거움)는 = 도파민 호르몬과 관련이 깊다.
1차적인 즐거움 : 육체적 즐거움, 맛있는 음식/성적 흥분 등, 반복되면 도파민이 나오지 않아 더 큰 자극이 필요, 중독의 위험성
2차적인 즐거움 : 좋아하는 일을 할 때. (운동, TV 보기, 낚시 등) 삶을 윤택하게 해주지만 생산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음. (입에 풀칠)
3차적인 즐거움 : 성취감과 함께 발생. 결국 창의성을 위해서는 의도적인 작은 도전들을 해결해나가면서 성취감을 얻는 것이 중요.
흔히 번뜩이는 아이디어(창의성)는 찰나에서 나온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오랜 시간 고민하고 스스로 훈련해온 결과물이다. 뉴턴이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것은 찰나이지만 그것에 대한 공부와 고민을 오랜 시간 해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인공지능은 싫든 좋은 앞으로 우리의 노동 형태를 변화시킬 것이다. 이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적용하느냐가 관건이 된다. 예를 들어 '왓슨'이라는 인공지능은 국내에서 암 진단 로봇으로 크게 주목을 받았었는데, 암 관련 데이터, 특히 희귀암의 경우 그 데이터가 더욱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당장 의사를 대체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왓슨'이 암이 아니라고 판단했을 때 그 오차는 매우 적어서 '왓슨'의 1차 검진 + 의사의 2차 검진으로 더 정확하고 효율적인 진단이 가능할 수도 있다.
같은 예로 우리 삶에 비교적 꼭 필요한 응급의학과/외과의 경우 고된 업무로 인한 기피 → 인력난에 시달리는데 인공지능의 빅 데이터 능력을 잘 활용하면 의사 선생님들의 체력과 집중력을 잘 안배하면서 더 정확하고 효율적인 의료 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본인의 업무 중 무엇을 인공지능에 넘겨주고 무엇을 새롭게 정의하고 나의 강점으로 키워낼 것인지 분류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책 읽는 것은 정말 좋다. 단순히 여러 분야의 잡다한 지식과 지혜를 얻는 것도 있지만 더 넓은 의미로 감정선과 심박수를 진정시켜주고 생각을 깊게 만들어준다.
그러나 다양하고 많은 책을 읽는 것과는 반대로 머릿속에 그 내용이 쉽사리 남지는 않았다. 그래서 나는 "책 한 권에 딱 하나만 가지고 가자"라는 생각으로 가볍게 읽는다. 그런데 이렇게 그 내용을 남에게 설명하듯 글로써 한번 정리해보면 그 내용이 훨씬 더 머릿속에 각인이 잘 되는 것 같다.
끗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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