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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 연구소/근육 연구소 트레이닝 론

내가 운동을 처음 시작할 때 알았다면 좋았을 것들..

by 「근육 연구소」 2023.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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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동'을 적극적으로 실시한 지 햇수로 13년 차가 되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연차에 비해 나의 운동 실력은 아직도 멀었다.

 약 13년간 시행착오를 겪어온 내가 만약 운동을 처음 시작했던 그때로 되돌아간다면 다음과 같은 요소들에 집중했을 것이다. 만약 누군가 운동을 이제 막 시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적극적인 신체 단련·훈련을 앞두고 있다면 다음 소개될 조언들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① 기술보다 기본기에 집착했을 것이다.

 나는 한국체육대학교에 들어가자마자 가장 먼저 '역도 동아리'를 찾아갔다. 그 당시 웨이트의 끝판왕은 역도라고 생각했고, 역도를 마스터하면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학부 생활 내내 역도를 끼고 살면서 크고 작은 가르침을 얻었지만 갖은 부상과 신체 불균형, 패턴 불균형을 달고 살았다. 역도라는 스포츠가 문제가 아니라 나의 기본기가 허접했기 때문이었다.

 학교에서 역도를 배울 때 운이 좋게 아시안 게임 메달리스트 교수님들께서 역도를 많이 지도해 주셨다. 졸업 후 찾아간 기계 체조 체육관에서도 아시안 게임 메달리스트 교수님께서 지도를 해주셨었다. 역도와 기계체조, 서로 다른 종목이지만 엘리트 지도자분들이 하는 이야기는 항상 같았다. '기술을 배우기 이전에 몸을 만들어야 한다.' 그때는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정확히 알고 있다. 당신이 골프를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수영을, 축구를, 농구를, 복싱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그 기술을 자유롭게 습득하고 연마할 수 있는 몸 상태를 먼저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학부 때 나는 그러지 못했다. 스쿼트/데드리프트/프레스를 좀 더 연습하면서 근력/지구력/유연성을 기르고 기술 연습의 빈도와 횟수를 줄였어야 했다. 하지만 부족한 기본기보다는 재미있는 기술 연습에만 치중했고, 그 결과 많은 부상을 얻었다.

 내가 만약 운동을 이제 막 시작한 때로 다시 되돌아갈 수 있다면 기본기를 익히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할애했을 것이다.

 

② 마사지와 스트레칭, 특히 스트레칭에 집중했을 것이다.

 잘못된 자세나 움직임 패턴은 특정 근육을 과사용하게 된다. 과사용된 근육은 뼈대를 한 쪽으로 강하게 잡아당기게 되고, 이는 관절의 회전축을 이동시키게 된다. 그 상태에서 운동을 하게 되면 불필요한 찝힘이나 마모, 통증이 일어나게 되는데, 문제는 이러한 불편감이 생기면 그러한 불편감을 피해 가기 위해 우리 몸은 신체 분절의 움직임을 괴상하게 수정한다.

 결국 움직임 패턴이 붕괴되고, 이는 역학적으로 매우 불리해지기 때문에 부상을 맞이하게 된다.

 이러한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는 운동만큼이나 마사지/스트레칭에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나 역시 재미없는 근막 이완, 스트레칭은 등한시하고 메인 운동을 죽어라 연마했다. 하지만 냉정히 이야기하자면 처음 10년간의 훈련을 다 합쳐도 최근 2년의 훈련 결과보다 훨씬 못하다는 것이다.

 물론 그간의 시행착오가 뒤늦게 빛을 발하는 것일 수도 있으나 그때와 지금의 차이는 적극적으로 근육의 상태를 좋게 유지하려는 데에 있다고 생각한다.

 특정 근육의 경직이 있으면 해당 근육의 수축감을 잘 느낄 수 없다. 또한 유연성이 좋지 못해 뻣뻣하다면 특정 구간(나의 유연성이 도달하지 못하는 구간)에서 부자연스러운 움직임이 발생하게 되고, 이는 다시 부상으로 이어지게 된다.

 만약 당신이 이제 막 운동을 시작한 사람이고, 하루 투자할 수 있는 운동 시간이 60분 밖에 없다면

· 20분 : 마사지/스트레칭

· 10분 : 코어 강화 운동

· 25분 : 근력 강화 운동

· 5분 : 마무리 운동

 을 추천한다. 처음에는 남들이 근력 운동에 투자하는 시간까지 전부 마사지, 스트레칭에 투자하니 뒤처지는 느낌이 들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하루, 이틀, 한 달, 6개월 쌓이면서 특정 임계점을 넘고 나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운동뿐만 아니라 어느 분야이던 성장이란 안정적인 우상향을 그리지 않는다. 긴 시간 동안 늘고 있다는 느낌이 없다가 어느 순간 폭발적으로 실력이 향상되는 시점이 온다. 나는 이것을 10년이 지난 이후에 깨달았다.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은 나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를 바란다.

 

 

③ 운동 일지를 빼놓지 않고 적었을 것이다.

 나는 운동에 관해서 '프로'이다. 내가 잘났다는 말이 아니다. '돈을 받고 운동을 가르치기 때문에' 나는 운동에 관하여 프로이다.

 하지만 그러한 나도 운동 일지를 적지 않고 개인 운동을 하면 나 자신과 타협하게 되고, 고된 훈련 때문에 집중력이 떨어져 처음 생각했던 프로그램들 중 일부를 하나둘 놓치게 된다.

 하지만 운동 전 운동 일지를 세세하게 적어두고 그것을 성실히 수행하면 그것들이 쌓이고 쌓여 비로소 훈련의 결과물로 나타난다. 그래서 나는 고객들뿐만 아니라 내 스스로 개인 운동을 할 때도 운동 일지를 수첩에 미리 적고 그것을 성실히 수행하려 노력한다.

 학부 시절 역도를 연습할 때 운이 좋게도 바로 옆에서 이상연 선수의 훈련 모습을 항상 지켜볼 수 있었다. (그는 현재 세계 무대를 제패한 역도 챔피언이다.) 한체대 역도 팀 내에 여러 훌륭한 선수가 많았지만 이상연 선수가 특히 기억에 남았던 것은 큰 스케치북 모양의 운동 일지를 항상 옆에 두고 운동하였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오후 훈련을 끝내고 숙소로 돌아가더라도 이상연 선수는 끝끝내 남아 운동 일지에 적어둔 보조 운동을 했다. 그리고 모든 훈련 세션을 펜을 들고 성실히 기록했다.

 그때 만약 그를 따라 운동 일지 적는 습관을 미리 들였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나은 실력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④ 운동의 가짓수와 시간을 줄였을 것이다.

 

 스포츠를 차치하고 단순 신체 단련, 웨이트 트레이닝만 이야기하더라도 세상에는 정말 많은 운동 방식과 운동 방법, 프로그램 등이 존재한다. 나 역시 경험이 없었기에 여러 역도 선수들, 보디빌딩 선수들, 세계적인 체육 지도자들이 추천하는 동작들과 프로그램을 쫓으려 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러한 선택은 사실 잘못된 것이었다. 우선 앞서 말했다시피 나는 엘리트 선수가 아니었기 때문에 애초에 그것들을 받아들일 몸 상태가 되지 않았다. 또한 학업과 일을 병행하면서 운동을 해야 했기에 그렇게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운동/휴식에 쏟을 수도 없었다.

 만약 그때 나의 현실적 문제들을 감안하여 운동 가짓수를 줄이고, 오히려 그것들에 집중했다면 그것들이 차곡차곡 쌓여 안정적인 기본기와 몸 상태를 만들어줬을 것이다.

 최근의 나는 운동 프로그램을 최대한 단순화하였다. 예를 들어 벤치 프레스가 메인 훈련이라고 할 경우

· 흉근/이두근/삼두근/회전근개 근막이완

· 원 암 덤벨 체스트 프레스

· 플랫 벤치 프레스

· 인클라인 푸시업

 딱 이렇게만 구성한다. 대신 동작 하나하나를 집중하여 온전히 그 동작이 내 것이 될 수 있게 실시한다. 이전에는 다양한 바벨 리프팅과 보조 운동, 맨몸 운동, 컨디셔닝까지 욱여넣어 빡세고 복잡한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하지만 그것들은 오히려 내 집중력을 분산시켰고 하드한 훈련 뒤에 남는 것은 피로 뿐이었다.

 만약 내가 운동 초창기로 되돌아간다면 운동의 시간과 가짓수를 훨씬 줄이고 대신 그것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데 집중할 것이다. 즉 인생을 길게 보고 운동의 양보다는 질에 투자할 것이다.

 

 

⑤ 단순한 '반복·노동'이 아닌 '의식적인 연습'을 했을 것이다.

 비교적 가장 최근에 깨달은 것이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축구를 좋아했고, 현재에도 주 1회는 공을 찬다. 축구공을 만진 햇수로만 따지면 20년이 넘는 시간이다.

 '축구'라는 스포츠를 20년 했다. 게다가 나는 운동을 업으로 하는 사람이다. 그럼 거의 분당구 이강인/손흥민이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현실은 발밑이 어두운 아저씨이다. 왜 그럴까? 의식적인 연습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 2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무작정 축구/풋살 경기만 계속했다. 경기만 계속해도 어느 정도 늘기는 하겠지만 초보자 딱지를 떼는 데는 40년이 걸려도 모자랄 수 있다.

 당신이 어떤 스포츠 혹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잘하고 싶다면 해당 동작을 세분화하고 기본이 되는 동작을 찾아 매일같이 반복 연습해야 한다. 내가 만약 축구를 시작했던 때로 돌아간다면 경기를 즐기기보다는 운동장 구석에서 볼 터치 감각을 익히고 드리블과 패스 동작을 반복 연습했을 것이다.

 만약 당신의 현재 스쿼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스쿼트 동작을 세분화하여 기본기를 익혀야 한다. 종아리, 허벅지, 햄스트링, 둔근, 내전근 등이 내 의지에 따라 각각 활성화가 될 수 있는지, 내 발목과 고관절의 가동성은 문제가 없는지 점검하고 만약 근 수축이 잘 느껴지지 않는 부위가 있다면 해당 근육을 먼저 인지·강화해야 한다. 스쿼트 동작 중 불편하고 꺼림칙한 구간이 있다면 어느 부분에서 유연성과 가동성이 부족한지 파악하고 거기에 필요한 근막 이완·스트레칭을 따로 훈련해야 한다.

 그러한 의식적인 훈련이 반복되면 완벽하고 멋진 스쿼트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

 현재의 나는 퇴근 후 매일매일 15분가량 시간을 내어 축구 기본기를 연습한다. 약 6개월 정도 실시하였는데 그간 20년간 축구 경기만 했을 때보다 눈부시게 실력이 향상되었다. 소속 아마추어 축구팀에서도 에이스가 되었고 가끔 플랩 풋볼 풋살 게임을 나가도 골을 제법 넣는 레벨(세미프로 1)이 되었다. 기본기 훈련을 통해 경기력이 향상되는 것을 맛보게 되니 기본기를 더 열심히 하게 되고, 그럼 경기력은 더 향상되고, 이러한 선순환이 이루어질 때 해당 스포츠를 여유 있게, 즐겁게 즐길 수 있게 된다.

 헬스장에서 운동하는 사람들을 둘러보면 대부분 의식적인 연습이 아니라 반복·노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얼마나 잘못된 자세로 운동을 수행하고 있는가? 건강해지려고 시작한 운동이 도리어 부상 위험을 높이고 있다면 얼마나 억울하겠는가?

 운동을 이제 막 시작한다면 동작 하나를 하더라도 의식을 가지고 집중하여 그 동작을 내 것으로 만들려 노력해야 한다. 만약 그 동작이 잘 수행되지 않는다면 그 동작을 세분화하여 더 낮은 레벨부터 천천히 시작해야 한다. 천천히 가는 길이 가장 빠른 길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지난 긴 시간 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왔고 미래에는 지금의 이 순간도 시행착오라 느낄 수 있다. 당신이 SNS나 주변 사람들에게 현혹되지 않고 묵묵하고 우직하게 기본기에 집중한다면, 그리고 그것을 꾸준히 수행할 수 있다면 그러한 노력은 언젠가 당신을 빛나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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