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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 연구소 트레이닝 신청/강의 및 교육 신청

「근육 연구소」, 유소년 발레 선수들을 위한 강연에 초청되다.

by 「근육 연구소」 2022. 7.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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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근육 연구소」 SNS에 메시지가 날아왔다. 부산에 계신 발레 지도자 선생님께서 본인의 학생들을 한번 봐줄 수 있는지 문의를 주셨다. 대상은 남녀14-19세로 이루어진 유소년 발레 선수들이었다.

일단 메시지를 받고 매우 기뻤다. 첫 째로, 저기 한반도 반대편에서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기뻤다. 둘 째로, 해당 지도자 분의 결정에 기뻤다. 발레 뿐만 아니라 축구, 복싱, 테니스 등등 여타 엘리트 스포츠 지도자들은 재정적 문제 + 개인의 아집 때문에 선수 출신의 지도자가 모든 것을 가르친다. 기술적인 부분이야 당연히 선수출신 지도자가 누구보다 잘 알겠지만 피지컬 트레이닝은 다르다. 해당 스포츠마다, 선수마다 중요시되거나 부상 빈도가 높은 근육/관절이 분명 존재할텐데 일반적인 기술 코치는 그런 것들을 볼 수 있는 눈과 기술이 없다.

외국에서는 이미 옛날부터 선수 개인이 피지컬 코칭을 따로 받아왔음

메시지를 주신 선생님은 그것을 이미 알고 있었고, 본인의 제자들이 졸업 후 프로 발레리노/발레리나가 되기 전 조금이나마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나를 초빙하신 것이다. 얼마나 사려깊고 현명하신 분인가? (꼭 나를 초빙해서가 아니라 다른 피지컬 트레이너를 초빙하였어도 나는 박수를 보냈을 것이다!)

여하튼 그렇게 일정을 잡고 작업에 착수했다. 사람의 몸을 분석하는 것은 항상 해오던 일이니 어렵지 않지만, 그래도 해당 스포츠에 대한 이해는 하고 가야할 것 같아서 일정을 넉넉히 잡았다. 가장 먼저 한 일은 책을 구매하는 것이었다.

상대는 유소년 선수들이고, 발레를 전문으로 훈련하는 학생들이기에 그들과 소통하려면 발레와 관련된 기본적인 용어와 그 분위기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책을 열심히 읽으면서 발레가 사실 '이탈리아'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라는 걸, 그것이 프랑스에 넘어가면서 루이 14세를 통해 틀이 만들어졌다는 것까지 알게 되었다. 스타벅스에서만 썼던 gread(e)가 사실 프랑스어로 '큰/크게'라는 것도 신기했다. 그래서 발레 동작 앞에 '그랑(grand)이 붙으면 같은 동작임에도 가동범위가 훨씬 커진다.

이렇게 발레와 관련된 용어 및 분위기와 친해지는 한편, 발레 선수들이 겪는 부상과 직업병에 대해서도 알아야할 필요가 있었다. 역시 이럴 때 가장 좋은 것이 논문을 찾는 것이다.

일단 발레 부상과 관련된 논문은 전부 긁어왔다. 논문을 조금이라도 들여다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논문 하나에서 얻을 수 있는 실마리는 고작 몇 줄 뿐이다. 그래서 최대한 많은 논문을 뒤져서 파편과 같은 정보들을 모아 내 입맛에 맞게 다시 추리는 것이 중요하다.

유소년/성인 발레 선수들 모두 상지보다는 하지에서의 부상이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그 중에서도 발목과 허리에서 흔히 발생했다. 특히 응답자의 98%가 1회 이상 부상을 경험했으며 84%는 이제 만성이된 부상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발레는 곧 = 부상과의 싸움이었다.

(1위 발목, 2위 허리, 3위 무릎, 4위 고관절)

유소년/성인 선수들 상관없이 점프 후 착지하는 단계에서 발목 염좌 및 손상이 가장 많았다. 일반적인 스포츠와 달리 발레는 외적 미용도 중요하기 때문에 연기를 펼치는 동안 'Pointe'를 계속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공중에서 발목 뿐 아니라 모든 관절이 신전된 상태로부터 다시 발을 가지런히 모아 착지를 하려면 일반적인 농구/배구 등의 서전트 점프보다 훨씬 더 큰 순발력이 필요한데, 제 때 발이 돌아오지 못할 경우 올바른 착지점을 잡을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지 못하게 되고 → 이는 발목 염좌/손상으로 이어지게 된다.

demi-plie(배측굴곡) 자세에서는 발목을 지나는 구조물들에 의해 발목뼈가 안정상태를 이루지만, Pointe(저측굴곡) 상태에서는 발목이 매우 불안정해진다. 발목 내측에는 Deltoid Ligament, 삼각형 모양의 인대가 강하게 지지해 주고 있어 골절상을 입지 않는 한 내측에 부상을 입기는 어렵다. 허나 발목 외측에는 그러한 구조물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 발목 외측으로의 손상을 입게 된다.

그리고 Pointe를 하는 과정에서 비복근과 가자미근, 그리고 아킬레스건은 계속해서 수축하게 된다. 무리한 스케줄과 근육 관리 부실은 근육의 탈진을 유도하고 → 근육이 탈진되면 힘줄에 부담을 전가한다. → 이 과정에서 아킬레스건염이 생기게 되고 → 아킬레스 건염의 가장 중요한 재활은 '휴식이다.' → 헌데 직업 특성상 쉬지 못하니 또 만성으로 번지고 만다.

아주 어린 나이 때부터 무용을 시작하지 않는 한 일반적인 남성 무용수의 경우 어쩔 수 없이 상대적인 관절의 뻣뻣함을 가지고 있는데, 뻣뻣한 상태에서 Plies를 실시하면 발가락과 무릎이 일치하지 못하며 무릎 내측에 부담을 많이 주게 된다. 그리고 Turn-out을 하는 과정에서 고관절의 가동성이 부족한 경우 무릎에서 주도적인 회전이 일어나게 되고 → 이것이 누적되면 손상을 입게 된다.

(단순히 양 발의 각도가 180˚를 이루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잘못된 지도 방식도 문제가 된다.)

그리하여 일반인과 발레 전공자를 비교하였을 때 전공자들의 대부분이

  • 발목의 과도한 엎침(Over Pronation) → 잘못된 Turn out의 보상
  • 정강이 외측 회전 (External Torsion) → 잘못된 Turn out의 보상
  • 요추 전만 (Lordosis) → 부족한 고관절 외회전 근력의 보상

을 가지고 있었다.

비교적 늦은 나이(10대 초중반)에 발레를 시작하는 경우 (특히 남성) Arabesque와 같은 고관절 외회전 동작 시 고관절 주변의 인대가 충분히 늘어나지 못하게 되고, 이를 보상하기 위해 골반의 과도한 전방 경사 + 요추의 전만이 발생한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기술 훈련에 집중하고 웨이트 보강 훈련은 등한시하기 때문에 (근육량 증가가 독이 되는 종목일 경우 더욱) 약점 근육 및 고유수용감각을 강화하지 않으면 부상으로부터 피해 가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설문 응답자의 98%가 부상을 경험이 있다는 것을 떠올려라!)

게다가, 부상을 입고 난 뒤에도 충분히 휴식하면서 재활에 집중하는 사람은 극소수이고 공연 스케줄 때문에 치료와 연기를 병행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논문에 따르면 이러한 직업적 특성 때문에 경미한 부상임에도 불구하고 만성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남성 무용수의 경우 그 수가 많지 않아 본인이 부상으로 휴식하게 되면 전체 공연에 차질을 주게 되어 어쩔 수 없이 공연을 강행하는 경우도 너무 많았다.

결론적으로,

발레 선수들은 잘못된 신체 정렬 및 기술(특히 Turn-out)로 인해 체형 불균형 및 부상에 시달리게 된다. 따라서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고관절 외회전 근력을 길러 Turn-out이 고관절 주체로 이루어지도록 해야 하고, 점프 후 착지 시 발목이나 무릎에 손상을 주지 않도록 고유수용감각 훈련을 필히 실시해야 한다.

 


 

강연까지 약 3주 남았다. 추가 자료를 더 수집하고 분석함과 동시에, 무용 선수들에게 필요한 신체 평가 프로토콜과 훈련 프로그램을 설정하면 얼추 강연 준비가 마무리될 것 같다. 이번 강연을 준비함으로써 나는 한 걸음 더 성장하게 될 것이다.

근육 연구소 유튜브 : https://www.youtube.com/user/1GGD1/featu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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