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 연구소/근육 연구소 케이스 보고서

김**님, 대근육의 약화와 위축 + 바람에 휘날리는 몸

「근육 연구소」 2021. 8. 31. 11:36
반응형

경기도 서쪽 끝에서 분당까지 와주셨다.. 장거리 고객은 물론 너무나 감사하지만 그 만큼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이렇게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며 오셨기 때문에 실망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1이라도 도움이 되어야 겠다는 생각이 절실하지만 한정된 시간이 문제다.

멀리서 오시는 분들은 대부분 몸 상태가 많이 안좋다. 어쩌면 그래서 수소문 끝에 근육연구소에 닿았을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약 1시간 정도. 이 시간안에 몇 년 이상을 고생해 온 문제들을 해결, 아니 실마리라도 잡아내지 못하면 나의 고객으로 유치할 수가 없다.

그래서 장거리 고객을 맞이할 때는 긴장도 되고 두렵기도 하지만 또 어떤 새로운 케이스일까 기대도 되는 나는, 진정한 근육 변태인가보다.


김**님은 출산 및 여러가지 개인 사정으로 인해 지난 몇 년간 많은 일들을 겪으면서 몸이 급격히 안좋아졌고 지금은 피나는 노력 끝에 최악의 상황에서는 벗어나셨다고 했다. 현재 남아있는 문제로는 관절 가동성은 충분하지만 근력과 근육량이 현저하게 떨어져 기운이 나지 않고 외부 물리적 스트레스에 저항하는 능력이 많이 소실된 것 같다고 하셨다.

그래서 자세평가/가동범위평가/움직임 테스트를 수행했다.

결과지만 보았을 때는 매우 깨끗해서 문제가 없어 보였을 것이다. 그러나 단순한 그 몇 가지 증거들이 큰 나비효과를 몰고 오는 것이 분명했다.

자세 평가시 거북목을 가지고 있었고 날개뼈의 거상+전방경사를 가지고 있었다. 날개뼈의 익상이 심했고 하복부는 긴장을 잃어 체지방률이 낮음에도 아랫배가 볼록했다. (이것은 체지방이라기보다 복압 약화로 인해 내장기관이 밀려나온 것일 가능성이 크다.)

안정시에 고관절이 내회전 되어있어 발을 항상 넓게 벌리고 계셨는데 발을 가지런히 모으면 대퇴골의 내회전이 확연히 티가 나면서 O다리 형태를 보였다.

"익상이 있네, 아~ 전거근이 약하시네요~" 이러한 1차원적 방식은 곤란하다. 익상견은 전거근 약화라기보다는 신체 톱니바퀴 전체가 망가진 것을 의미한다.

 

코어가 닫히면 날개뼈는 전인된다. 코어가 열리면 날개뼈는 후인된다. 이 밸런스를 중립에 두지 못할 경우 익상,거북목, 요추 전만 등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나게 된다.

그리고 구두 상담시 말씀하셨던 날리는 몸.. 일상 생활이나 근력 운동 중에도 발바닥이 바닥에 고정되지 못하고 흩날린다고 하셨다.(바람이 불면 날아갈 것처럼) 나는 여기서 몸통 문제라고 확신했는데 코어가 잠기면 내가 의도하지 않아도 팔/다리 사지로 힘이 전달된다.

결국 몸통에서 힘을 만들고 그것을 사지로 전달하는 형태가 되어야 하는데 몸통을 스킵하고 팔/다리에서 직접 토크를 만들어내려고 하니 각 근육들의 협응력도 떨어지고 외부로의 힘 전달도 무리가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고양이-소 자세를 이용해 몸통에서 어떻게 힘을 만들어내는지 원리를 이해시켰다. 잘 따라와주셨기에 좀 더 진도를 나갔다. 신체 테스트 시에는 발바닥이 붕붕 뜨는 스쿼트를 했었는데 짐볼을 이용해 몸통 힘을 바닥으로 전달하며 스쿼트 하는 방법을 연습했다.

그러자 의식하지 않아도 발바닥이 바닥에 잘 접지되는 것을 목격하셨다. 물 들어올 때 노젓는다고 내친김에 밀리터리 프레스까지 수행했다. 역시 몸통 힘이 잘 전달이 되면서 100점짜리 프레스가 완성되었다.

다만 자세 평가 때 '하복부의 긴장 완화 → 복압 약화 → 내장 기관 돌출 → 아랫배 올챙이 배'라고 했는데, 코어가 올바르게 잠겼을 때는 상복부에 의한 갈비뼈의 하강과 하복부에 의한 골반 후방경사가 반+반 이루어져 마지막 단계에서 의식하지 않아도 둔근이 조여진다.

그런데 하복부가 약해 상복부만 사용하고 (=갈비만 하강하고) 하복부는 사용이 안되었다.(골반은 후방경사 되지 않음) 이렇게 되면 플랭크와 같은 몸통 운동을 할 때 상/하체를 포함 전신이 각목처럼 하나가 되지 못하고 따로 놀게 된다. 그래서 리버스 크런치로 하복부를 계속 괴롭히고 다시 실시했다.

그렇게 하니 밀리터리 프레스를 실시할 때 요추나 골반이 휘날리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약화된 중앙/하부 승모근을 강화하기 위해 여러가지 당기기 운동을 했는데 당기는 동작 마지막 가동범위에서 상완골 머리와 날개뼈가 잘 후인하다가 어느 순간 전방으로 꼬꾸라지기 시작했다.

이것은 승모근 약화 및 어깨 관절 내회전 약화를 의미한다. 그래서 케이블을 당기면서 어깨 관절의 내회전을 지시했고, 그러자 상완골 머리가 앞으로 쓰러져 소흉근이 단축되고 고랑을 만들어내는 (= 어깨가 말리는) 현상이 사라지고 이쁘게 가슴우리가 펼쳐졌다.

처음에는 등의 자극을 전혀 느끼지 못했으나 내회전 지시 이후로 등의 자극이 잘 느껴졌다고 하셨다.


메시지를 주고 받았을 때는 난해한 케이스 같아 긴장을 했는데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단순히 힘의 원리를 잃은 케이스였다. 그래서 내가 한 것이라곤 몸에서 힘을 발생시켜 사지로 전달하는 방법들을 단순한 방법 → 점차 복잡한 방법으로 인지시켰을 뿐이다.

마지막으로 소화불량..

소화불량이라는게 생리학적, 물리학적, 심리학적 문제들이 복합작용하는 것이라 나 같은 개인이 감히 확답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단지 내가 가진 지식으로 추측을 해보자면 자세 평가시 하강된 쇄골, 그로 인해 톱니바퀴가 회전하여 전체적으로 구부정한 몸이 되고 몸통 주변의 긴장감을 잃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식도부터 위장까지 연동운동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 (물이 내려가는 호수를 구부정하게 구부렸다고 생각하면 쉬울 듯)

그리고 쇄골의 하강은 갈비뼈의 하강을 의미하고, 갈비뼈의 하강은 장기가 담겨있는 복강의 부피가 줄어듬을 의미한다. 즉 용적은 한정되어 있는데 거기에 담겨있는 장기의 양은 변함이 없다. 그렇게 되면 각 장기들이 아무래도 부대낄 것이다. 쇄골을 들어 흉곽을 확장하고 복강의 공간을 확보한다면 소화불량 문제도 많이 개선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

아, 마지막으로 호흡..

김**님은 내놓으라 하는 전문가를 많이 만났다고 하셨다. 그래서 인지 동작 하나하나 아니 호흡 하나하나까지도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그렇지만 나는 그러한 것들이 일반인 레벨에서 좋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한참 수행착오를 겪을 때 나는 모든 신체 분절, 근육, 호흡, 관절 따위를 전부 컨트롤 하려했다. 그래서 리프팅 하나를 하더라도 너무 많은 신경계 소모가 있었고 결과적으로 실질적인 '행동'은 줄어들고 '고민'은 늘어가는 부정적 순환에 갖혀버렸다.

지금에 와서는 기본적인 원리를 지킨다면 나머지 모든 요인들은 자동화 된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물론 앞으로 공부/훈련함에 따라 또 생각이 바뀔 수도 있음)

가령 호흡을 예로 들면 힘을 쓸 때 뱉는다던지, 파워 호흡을 하라던지, 코로마시고 입으로 뱉으라던지, 흉식 호흡하지 말고 복식호흡을 하라던지 (진짜 제일 싫음) 그런 식의 큐잉은 잘못되었다.

인간의 호흡 원리란 무엇인가? 흉곽의 부피를 조절하여 외부와의 기압차를 이용하는 것이 인간의 호흡이다. 결국 흉식 호흡이네 파워 호흡이네 이런 것들은 흉곽 부피를 조절하는 근육들, 그리고 그것들의 움직임에 의한 결과물이지 원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호흡은 의식이 아니라 움직임에 따라 자동으로 따라와야함)

쇄골을 들면 → 날개뼈가 하강하고 흉곽은 열린다(코어가 열림) → 흉곽 부피가 넓어짐 → 흉곽 내 기압이 낮아짐 → 상대적으로 기압이 높은 외부로부터 흉곽으로 공기가 유입됨 = 들숨

쇄골이 떨어지면 → 날개뼈가 상승되고 흉곽은 닫힌다(코어가 닫힘) → 흉곽 부피가 줄어듬 → 흉곽 내 기압이 높아짐 → 상대적으로 기압이 높은 흉곽으로부터 낮은 외부로 공기가 방출됨 = 날숨

김**님은 감사하게도 그 먼 거리를 뚫고서 나의 고객이 되었다. 앞으로 그의 문제를 적극 해결해나가면서 어떻게 변화하는지 지켜보아야 겠다.

근육 연구소 유튜브 : https://www.youtube.com/channel/UClTh9mTEq6r58ZLwCE8hT5gme

근육 연구소 블로그 : https://blog.naver.com/stinvvv

근육 연구소 질문 게시판 : https://cafe.naver.com/qandaboard

근육 연구소 트레이닝 문의 : https://open.kakao.com/o/spmRk4sd

반응형